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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향기132

다산 정약용이 그린 집 石門 안 넑찍한 곳, 산을 낀 물가 요지에 초가 서너 채를 짓는다. 앞마당엔 여러 화분을 놓되 국화는 적어도 48종 정도를 구비한다. 그 옆으로는 뒷산에서 대나무 홈통으로 끌어온 물을 모아 작은 못을 파고서 연과 붕어를 기른다. 연못물은 인접한 남새밭으로 흐르게 하는데 잘 구획된 그곳엔 여러가지 채소와 원예들이 물결치듯 무늬를 이룬 채 심겨져 있다. 텃밭 주위는 찔레꽃으로 둘러서 오뉴월 뜨거운 햇볕 아래 밭일 하는 이의 코를 즐겁게 해준다. 사립문 밖 산기슭 바위 위에 초정을 지어 무성한 숲과 맑은 계류가 이루는 빼어난 경치를 즐긴다. 초정은 대나무로 난간을 둘러 소박한 운치를 더한다. 시내 옆에는 넓은 전답을 두어 굳이 세상에 나가지 않아도 먹고 살만한 터전을 확보한다. 그 너머로는 넓은 호수가 있어 .. 2024. 2. 3.
상산초옹과 유비 공손찬과 눈물로 헤어진 유비는 서둘러 탁현 누상촌으로 향했다. 노식이 초당을 세운 역수는 탁군 안고현 땅이어서 누상촌까지는 빠른 걸음으로도 해질녘에나 닿을까 말까 한 거리였다. 스승을 배웅하고 공손찬과 헤어지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지체되어 벌써 해가 중천에 솟은 때문이었다. 얼마를 가다 보니 제법 넓은 개울이 앞을 가로막았다. 적어도 50장은 되는 너비에 두 자 깊이는 되어 보였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징검다리 하나 보이지 않았다. 할수없이 유비는 신을 벗고 바지를 걷은 채 물을 건너기 시작했다. 북쪽인데다 9월도 이미 중순을 지난지라 물이 몹시 찼다. 거기다가 물 가운데는 보기보다 깊어 내를 건넌 유비의 아랫도리는 물에 흠뻑 젖어 있었다. 생각 같아서는 불이라도 피워 떨리는 몸을 녹이고 젖은 옷을 말린 .. 2023. 12. 23.
199대 1(이원익) 파격적인 진급을 하고 현지에 부임한 李舜臣(이순신)은 당시 경상 좌수사 박홍, 경상 우수영 원균, 전라 우수사 이억기, 그울타리에 전라 좌수영 절도사로 왔다. 예나 지금이나 군대 조직에서 파격적인 계급장을 달고 내려온 장수를 보고 순순히 인정하고 가만 있었을리는 없는 것이다. 1597년(정유년) 2월 원균의 모함으로 이순신은 한산통제영에서 체포된다. 한양으로 압송되어 국형장이 열리고 선조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문무백관 200명 모두가 "이순신은 역적이오니 죽여야 마땅하옵니다."외친다. 아침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읍조하며 임금(선조도 속으로는 동조 함)을 압박하고 있으니 이순신을 발탁해주고 6계급 파격 진급에 힘을 써준 유성룡까지도 "공은 공, 사는 사라고 하며 이순신을 죽여 야 한다는 문무백관 들의 의견.. 2023. 12. 23.
거북이, 빙고 빙고 (아~싸!) Ladies and gentlemen 아싸 또 왔다 나 아싸 또 왔다 나 기분 좋아서 나 노래 한 곡 하고 하나 둘 셋 넷 터질 것만 같은 행복한 기분으로 틀에 박힌 관념 다 버리고 이제 또 맨 주먹 정신 다시 또 시작하면 나 이루리라 다 나 바라는 대로 지금 내가 있는 이 땅이 너무 좋아 이민 따위 생각한 적도 없었고요 금 같은 시간 아끼고 또 아끼며 나 비상하리라 나 바라는 대로 산 속에도 저 바다 속에도 이렇게 행복할 순 없을 거야 랄랄랄라 구름 타고 세상을 날아도 지금처럼 좋을 수는 없을 거야 울랄랄라 모든 게 마음먹기 달렸어 어떤 게 행복한 삶인가요 사는 게 힘이 들다 하지만 쉽게만 살아가면 재미없어 Bingo![9] 거룩한 인생 고귀한 삶을 살며 북그럼(부끄럼) 없는 투명한 .. 2023. 10. 9.
행복의 지점 찾기 괴산예술문화회관에서 아주대 김경일 교수의 '행복의 지점 찾기'라는 강연을 들었다. •행복과 만족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다. Booking price.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게 행복이다. •요즘 태어나는 아기들의 기대 나이는 150~200살이다. •김경일=설민석, 동갑내기 •술과 담배의 수명단축 년수는 2.5년, 잠은 5년, 고독은 10년이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은 날은 좋은 자세로 맛있고 좋은 음식을 먹고, 잠을 잘 자라. 싸고 안좋은 음식을 쭈구리고 앉아 먹으면 자아가 무너진다. •작은 행복이라도 난중일기처럼 기록을 남겨라. 행복을 창조하고, 재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3. 9. 20.
이런 사람은 인연을 끊어라 [장자의 인생조언 8가지] 1. 주책스런운 자 자신이 할 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오지랖 넓게 남의 일에 끼어들고 덤비며 관여하는 것이 주책(做錯)이다. 이것은 개인의 이익을 얻기 위한 이기주의이고 꼼수이다.사람들은 그것이 잘못인 줄알면서도 그렇게 행동한다. 주책을 저지르는 자와는 거리를 멀리해라. 2. 망령끼가 있는 자 상대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끼어들고 먼저 나서서 의견을 내는 것을 망령이라고 한다. 상대방의 의견을 먼저 듣고 경청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의견보다는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타인의 의견을 먼저 듣고 나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대화의 기본이다. 함부로 나서서 말하는 말버릇은 반드시 일을 그르치게 되어 있다. 망령을 저지르는 자와는 거리를 멀리하라! 3. 아첨하는 .. 2023. 7. 24.
낚시꾼 8단계 1. 조졸(釣卒) : 고기를 잡는데만 열중한다. 2. 조마(釣媽) : 마마를 앓듯이 낚시를 앓는다. 3. 조상(釣喪) : 항상 낚시터에 가 있는 바람에 아내가 과부신세가 돼버린다. 4. 조포(釣怖) : 벌이는 시원찮으면서 낚시에 미쳐 집안을 돌보지 않아 집안이 풍비박산 나서 낚시에 공포심을 느끼게 되는 단계. 그래도 결국 낚시를 못버린다. 5. 조차(釣且) : 기술적인 것은 모두 터득하여 물고기를 낚고 싶으면 언제든지 물고기를 낚는 경지. 6. 조궁(釣窮) : 세월도 낚을 줄 알고, 자연도 낚을 수가 있다. 그러나 자기 자신만은 낚을 수 없다. 7. 조선(釣仙) : 낚시대를 버리는 단계. 낚시대 없이 낚시하는 신선의 경지. 천하를 낚을 수 있고 천하를 모두 방생할 수 있다. 8. 조성(釣聖) : 조성의 .. 2023. 7. 7.
노년유정 (老年有情) 다산 정약용의 노년유정(老年有情)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 없으니 그대는 자신을 꽃으로 보시게. 털려 들면 먼지 없는 이 없고, 덮으려 들면 못 덮을 허물 없으니 누군가의 눈에 들긴 힘들어도 ​눈 밖에 나기는 한순간이더이다. 귀가 얇은 자는 그 입도 가랑잎처럼 가볍고 귀가 두꺼운 자는 그 입도 바위처럼 무겁네 남의 말을 할 땐 자신의 말처럼 조심하여 해야 하리라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너그러움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은 정은 사람을 감동케 하나니 그대의 그 향기에 세상이 아름다워지리라. 나이가 들면서 눈이 침침한 것은 필요 없는 작은 것은 보지 말고 필요한 큰 것만 보라는 뜻이요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은 필요 없는 작은 말은 듣지 말고 필요한.. 2021. 8. 25.
왜 여행하고 싶을까 여행이 그리운건 삶의 의미가 필요하기 때문 [중앙일보] 2020.07.29 최인철 교수 여행이 그립다. 일상이 지겨워서만은 아니다. 역마살이 낀 탓도 아니다. 이국적 음식이야 우리나라에서도 웬만큼은 즐길 수 있으니 그것도 이유는 아니다. 도대체 이다지도 여행이 그리운 건 왜일까? 절대 다수의 사람이 마음속에 품고 있다는 버킷리스트.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90%가 버킷리스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 내용을 분석한 연구를 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버킷리스트는 산티아고 순례길, 타지마할, 그랜드 캐니언, 고비 사막 등 ‘반드시 가봐야 할 곳’으로 가득하다는 점이다.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다는 그 간절한 것들 속에, 고단한 삶의 무게를 견뎌내게 해주는 희망 리스트 속에, 왜 이국으.. 2020. 8. 8.
좋은 글 노인의 다섯가지 즐거음 조선시대의 심노숭(1762~1837)의 자저실기를 보면, 노인의 다섯 가지 형벌과 다섯 가지 즐거움에 대해 논한 대목이 흥미롭다. 먼저 다섯 가지 형벌에 관한 설명이다. 승지 여선덕이 “사람이 늙으면 어쩔 수 없이 다섯 가지 형벌을 받게 된다. 1. 보이는 것이 뚜렷하지 않으니 목형(目刑)이요 2. 단단한 것을 씹을 힘이 없으니 치형(齒刑)이며 3. 다리에 걸어갈 힘이 없으니 각형(脚刑)이요 4. 들어도 정확하지 않으니 이형(耳刑)이요 5. 그리고 또 궁형(宮刑)이다." 눈은 흐려져 책을 못 읽고, 이는 빠져 잇몸으로 호물호물한다. 걸을 힘이 없어 집에만 박혀 있고, 보청기 도움 없이는 자꾸 딴소리만 한다. 마지막 궁형은 여색을 보고도 아무 요동이 없다는 뜻이다. 심노숭이 이 말을.. 2020. 2. 20.
박완서, 일상의 기적 일상의 기적 / 박완서 덜컥 탈이 났다. 유쾌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했는데 갑자기 허리가 뻐근했다. 자고 일어나면 낫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웬걸, 아침에는 침대에서 일어나기 조차 힘들었다. 그러자 하룻밤 사이에 사소한 일들이 굉장한 일로 바뀌어 버렸다. 세면대에서 .. 2019. 11. 1.
부부 관계는 일치가 아니라 조화 부부라는 관계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조화를 이루어 가는 과정이다. 흔히들 부부는 일심동체라 하지만 부부 관계는 서로가 똑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다른 점들을 조화시켜 개인으로서, 부부로서 발전해 나아가는 것이다. 일치와는 달리 조화는 서로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데서 출발한다. 김창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부부 치료는 가장 어려운 정신치료 중 하나”라며 70년 부부생활을 위한 사계명을 제시한다. 첫째, 인내하며 다툼을 피하라. 성숙의 기본은 인내심이지만, 성숙하지 못하다면 최소한 무조건 참지만 말고 머리를 써야 하죠. 상대방이 기분 나쁘게 하면 먼저 내 잘못을 돌아보고, 두 번째 도발엔 상대가 실수했다고 믿어 보고, 세 번째 도발에는 날 화나게 하려는 것이냐고 언어적.. 2019. 5.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