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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37년만의 큰 장마

by 라폴리아 2017. 7. 16.

 

에덴 일정을 마치고 와서 월근교에서 보는 청천강.

물이 불고 황톳물이라는 것 외에 편안하게 흐르고 있었다. 이때까지는....

 

 

대산 장등에 물든 저녁놀

 

 

황혼의 부르스/이미자

 

황혼이 질 때면 생각나는 그 사람
가슴 깊이 맺은 슬픔 영원토록 잊을 길은 없는데
별처럼 아름답던 그 추억이 내 마음을 울려주네
목이 메여 불러본 당신의 그 이름

황혼이 질 때면 보고싶은 그 얼굴
마음속에 가로새긴 당신 모습 잊을 길은 없는데
꿈같이 행복했던 그 시절이 그리워서 눈물짓네
목이 메여 불러본 당신의 그 이름
 

 

얼핏 블루베리를 살폈더니 많이 익지는 않은 듯하다.

진입로 입구에 퇴적된 자갈과 모래를 샤워 맞은 듯 땀흘리며 3톤 정도를 퍼올리고 올라와서

지난 번 담근 거봉매실청 곰팡이를 정리하고 소파 앞에 앉으니 어느덧 밤10시다.

여기 내려오면 항상 바쁘다.

 

이튿날, 오전은 예초기를 돌렸다. 진입로 우측의 뽕나무 부근을 작업하다가 무심결에 1)말벌집을 반쪽냈는데 말벌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아주 혼비백산하여 도망하였다. 밭둑을 작업할 때는 2)화사가 갑자기 나타나 달아나는 바람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큰 일 날 뻔 했던 하루였다.

오후는 4시간 넘게 블루베리를 땄다.

이튿날 일요일 아침은...

 

 

 

지붕을 때리는 소낙비에 잠을 깼다.

 

 

 

빗발이 거세어 길에 내려가 물길을 냈더니 그다지 유실되지 않았다.

 

 

 

두 세 시간이 지났을까 어느 틈에 강물이 월근교를 삼켰다.

 

 

 

삽시간에 앞 집 마당 가까이 물이 들어오고 있었다.

 

 

 

청천강에 들어가던 시멘길은 진작 물에 잠겼다.

 

 

 

 

 

 

 

 

장맛물은 온갖 쓰레기를 깨끗이 쓸어가고 있었다. 데크 난간, 장농, 프라스틱통, 드럼통, 스치로폼 등도 엄청 떠내려가고 있었다.

강가의 오물이나 강바닥의 해감도 말끔히 쓸어갔다.

 

 

 

 

 

 

 

 

 

 

 

 

마을 앞까지 물이 들어왔다. 3)37만의 대홍수다. 당시보다 2~3m 정도 물이 덜 찼다고 한다.

진입로가 끊겨 6시간 가량 고립됐다.

 

 

 

 

마을입구 컨테이너는 지붕만 남았다.

 

 

 

 

우리 밭도 물이 50cm만 더 찼으면 잠기기 시작할 뻔 했다.

 

 

 

 

 

 

 

 

저녁 무렵이 돼서야 드러난 월근교에 온갖 것들이 다 걸렸다.

이번에 내린 비가 청주 300mm, 괴산 185mm라고 하는데 이곳은 대략 250mm 정도 내린 것 같다.

높이가 12cm 되는 프라스틱 용기에 담긴 빗물을 2번 반이나 업질러 버렸으니....

하여튼 이런 큰 장마의 현장은 평생 처음이다.

홍수가 끝나고 나면 개울은 완전 깨끗해질 것이다. 큰 피해만 없다면 이런 장마가 가끔은 지나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나물밭에서 쉬고 있던 4)고라니 새끼가 윗밭으로 도망가다가 꺼봉이한테 물려 죽었다, 불쌍하게도....

난 지 보름 정도나 됐을까 말까한 어린 고라니였다. 다리에 아직 살이 붙지 않아 걷는데도 흐느적 거리며 걷는 듯 하였다.

 

전지 / 매실1

수확 / 블루베리15kg 옥수수100개 가지10개 토마토 고추

이식 / 미모사

기타 / 길보수

 

옥수수는 3월 중순부터 매주 또는 격주로 30톨씩 파종했는데, 이번에 수확한 것은 처음에 4번 심었던 것들이었다.

내년부터는 4월초부터 격주로 30톨씩만 심어야겠다.

전에 거봉리 이장을 보셨던 이영하씨와 홍수 구경을 하는 중에 "밭 초입의 도랑에 군자금으로 복개공사 하는데 협조 좀 해줬으면 좋겠고, 174-1번지와 174번지 땅 사이에 U자관을 같이 묻자"고 하여 OK 싸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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