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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춘추

상사화 싹이 올라오는 시기

by 라폴리아 2018. 3. 19.

상사화가 싹을 밀어올리는 계절

 

어제 새벽

바람처럼 시골밭에 갔습니다

밭이랑의 해묵은 비닐을 걷어내고

밭고랑의 검불을 긁어다 불을 피웠습니다

 

상사화 싹이 올라오는 시기

그때부터 봄은 늘 시작되었습니다

어머니의 장독대처럼

우물이 있던 외가의 작은 뒷마당처럼

 

범의귀 맥문동 씨앗을 땅에 넣고

조팝과 구기자를 땅에 꽂았습니다

지난 주에 심은 라일락을 다시 옮겨심고

어머니 산소 앞 보리수나무를 예쁘게 다듬어 주었습니다

 

산수유와 매실과 개암나무는 움을 틔우고 있었지만

감나무 밤나무와 두릅은 아직도 꿈쩍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시간

아버지도 어머니도 작은아버지도

잘한다 못한다 이게 뭐냐

잔소리 한번 해줄 법도 한데

이렇게 당신들의 잔소리가 그리운데

다만 당신들이 가꾸던 땅에 와서

오늘도 이렇게 힐링하고 갑니다

 

글&사진/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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