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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기타

가장 잘못 연주하기 쉬운 악기

by 라폴리아 2019. 2. 8.

가장 잘못 연주하기 쉬운 악기, Guitar

1. 좋은 자세의 중요성 ~ 호흡과 긴장이완

좋은 연주자세는 기타에 있어서도 필수다. 어떤 사람은 자세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열심히 치다 보면 자세는 저절로 잡혀간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자세에 무관심하게 연습하면 어느 정도는 '능숙함'을 얻게 될 지는 몰라도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능숙한' 나쁜 습관은 곧 한계를 드러내며 그 것이 오히려 더 이상의 발전에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좋은 자세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연주하기에 편안하고 자연스런 자세이다. 여기서 구분해야 할 것은 편안함과 자신 임의의 편이함이다. 한 예로 어떤 사람은 오른발을 발판에 올리고 연주하면 편하다고 그렇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것은 일시적인 편이함에 다른 편안한 좋은 자세의 가능성을 쉽게 포기하는 것이다.

 

좋은 자세가 중요한 이유는

첫째, 그것이 호흡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기타를 연주할 때에는 허리와 가슴을 펴야 한다. 허리나 가슴을 앞으로 숙이면 편안하고 고른 호흡이 잘 안된다. 불규칙한 호흡은 불안정한 심리를 만들고 그것은 바로 자신의 연주에 영향을 미친다. 실수가 자꾸 나오고 조급해지는 연주가 된다. 옛 사람들은 호흡과 의식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예도(藝道)를 연마할 때 호흡을 조절하는 수련을 했다. 호흡과 의식 이 두 가지는 서로 영향을 미친다. 마음이 불안하면 호흡이 거칠어지고 불규칙하게 되지만 반대로 호흡이 안정되고 부드러우면 마음이 편안하고 평화스럽게 된다. 그러므로 항상 편안하고 부드러운 호흡이 될 수 있도록 허리와 가슴을 펴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그렇다고 연주할 때 자신의 호흡에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편안한 호흡은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연주에 집중하면 저절로 되는 것이기 떄문이다.

둘째, 신체 각 부분에 불필요한 힘이나 긴장이 가해지지 않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편안하고 힘들이지 않는 연주를 할 수 있다. 세고비아나 윌리암스, 파크닝 등 대가들의 연주 비디오를 보면 그들의 연주는 얼마나 쉬워보이며 그들이 기타를 든 모습은 당당하고 자연스럽다. 음악은 물과 같이 자연스럽고 부드러우며 구태여 애쓰지 않는, 그러면서도 어떠한 목적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그러한 점과 통해 있다고 볼 때 편안하고 무리 없는, 힘들이지 않는 연주는 음악의 본질과 통한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좌우 어깨의 균형이 잡혀 있는지 내가 연주하는 모습을 거울에 비춰 보자. 연주하는 사람의 어깨가 한 쪽으로 기울어져서, 특히 왼쪽 어깨가 아래로 기울어져 있고 머리는 왼손을 살피느라 거의 왼손에 닿을 듯이 왼쪽으로 쏠려 있는 경우가 기타리스트에게는 많이 일어나는 현상인데 대부분의 경우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가 힘들다. 그런 경우 상체의 중심이 왼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왼쪽 다리와 허리, 오른쪽 어깨와 목 등에 상당한 스트레스가 가해지게 되고 그 스트레스에 의한 근육과 관절의 피로는 연주에 대한 집중을 방해합니다. 그럼에도 애써서 연주를 하자니 그 결과 경직되고 '애쓰는' '힘든' 연주가 된다. 우선 기타의 헤드의 높이가 너무 낮은 경우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데 대부분의 경우 왼쪽 발판의 높이를 올리거나 의자의 높이를 낮추어 줌으로써 개선할 수 있다.

머리가 지판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지는 것은 연주에 대한 습관이나 태도하고도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 연주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로 연주에 대한 집중은 왼손가락 하나 하나의 움직임에 대해 일일이 신경 쓰기보다 곡의 선율이나 리듬, 화성적 변화, 그리고 그 음악이 갖는 내적의미에 집중함으로써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이루어 질 수 있다.

물론 연습의 어느 단계에서는 왼손이나 오른손의 움직임에 대한 면밀한 보살핌이 필요하지만 실제 연주에 들어가서는 머리는 바로하고 필요시 고개를 약간 왼쪽으로 돌려 바라보는 상태에서 손가락의 움직임을 담담하게 바라본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연주를 하고 있는 단원을 바라보고 통제하듯이....

초보를 벗어난 수준이라면 굳이 왼손을 바라보지 않아도 실수 없이 처리할 수 있는 부분도 곡에 따라 의외로 많다는 것을 눈을 감고 연주해보면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타리스트들은 왼손을 바라보는데 너무 바쁘다"고 말하는 것이 별로 잘못은 아니다.

 

의자는 기타 연주에 매우 중요하다. 우선 앉았을 때 편안함을 줄 수 있도록 딱딱한 재질보다는 쿠션이 있는 것이 좋으며 높이는 자신의 신체 특성에 따라 적절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 적절한 높이는 발판 위에 왼발을 올리고 의자 앞쪽 부분에 앉아서 기타를 왼쪽허벅지 위와 오른쪽 허벅지 안쪽, 가슴 이 세 곳에 닿도록 위치시켰을 때 기타의 줄감개 헤드 부분이 자신의 눈높이 정도에 자연스럽게 오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사람마다 키나 몸통과 다리 길이 등 신체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좋은 자세는 원칙은 따르되 자신에게 맞도록 적절한 수정하여야 한다. 그 수정이란 의자와 발판의 높이조절과 오른쪽 다리의 위치를 보통의 위치에서 앞뒤나 좌우로 약간 이동시킴으로써 기타의 각도를 변화시키는 방법 등.

 

항상 의자 위에서 발판을 놓고 연습하는 것이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한 자세로 오래 연습하다 보면 역시 피로가 생기기 마련이고 그럴 땐 일시적으로 다리를 꼬고 연습한다든지 또는 우리의 가옥구조상 방바닥에 앉아서 다리를 세우고 연습을 할 때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까지는 이런 때에 대한 대안이 별로 없었지만 요즘은 A-frame 이라는 일종의 기타 받침대가 발판대용으로 보급되고 있다.

이것은 소파나 방바닥에 앉을 때 쓰면 기타의 헤드 부분의 높이가 이상적인 높이가 되기 때문에 훨씬 피로도가 덜하다.

    

 

2. 동적이완(dynamic relaxation) ~ 음양의 조화와 균형

동적이완이라는 용어를 처음 쓴 영국 작가의 ‘Aldous Huxley’

"배우려고 하는 게 곡예이든, 바이올린 연주이든, 골프든, 연극이든, 노래든, 춤이든, 훌륭한 선생이라면 항상 이야기하는 단 한가지가 있다. 그것은 휴식과 활동을 결합하는 것이고, 무리하지 않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열심히 하라 그러나 결코 긴장 속에서 하지 말라."

, 동적이완이란 힘들이지 않는 움직임, 음의 상태인 이완상태와 양의 상태인 활동상태가 함께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상태(靜中動)를 의미하는데 어떠한 결과를 얻기 위해 가장 필요한 만큼만의 일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경제성의 원리와 통한다. 기타연주의 예를 들면 왼손가락으로 지판을 누를 때 처음의 이완상태에서 가장 적절한 힘만을 필요할 때 가한다는 것이고 그 것이 끝나면 즉시 그 힘을 뺀 이완상태로 돌아 오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매우 당연해 보이기도 하고 동적이완이라는 다소 어려운 말을 붙일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평범하고 당연해 보이는 것들을 우리는 실제 우리의 생활에 잘 적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우리가 실제로 그것을 몰라서라기보다 실제로 느끼고 체험하고 우리 세포에 기억시키는 체득의 과정을 소흘히 하기 때문이 아닐까?

 

동적이완의 상태가 되면 긴장과 이완의 균형이 연주자체가 힘들지 않고 대단히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다. 꼭 음악에서만, 전문연주자에게만 이러한 상태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에서나 운동을 할 때, 기타를 연주할 때 간혹 또는 더러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그냥 마음먹는 데로 되는 경험, 그 경험을 하게 되면 우리는 대단히 즐겁다. 그리고 다시 그런 경험을 하게 되기를 바라고 다음에 다시 그 활동을 할 때 그 경험을 하고자 애쓰지만 항상 그렇게 잘 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이 동적이완의 상태는 애쓰거나 의식적으로 노력하면 이완의 상태가 깨어지고 오히려 그 것으로 멀어지기 때문이다.

 

3. 자연스런 집중

그러면 기타연주에 있어서 이러한 동적이완의 상태를 자주 경험하려면 어떤 접근방법이 필요할까?

Ryan은 그의 저서에서 다음과 같은 방향을 제시합니다.

첫째는 '자연스런 집중'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 방법으로서 연주시 어떤 대상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둘째는 실제적인 연습에 있어서 아주 느린 연습법과 스타카토 연습법을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연스런 집중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리가 연습을 할 때나 다른 사람 앞에서 연주할 때 자신에게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돌아보라고 충고한다. 우리는 대개 결과를 먼저 걱정하고 너무 잘 하려고애를 쓴다. 그러다 보니 지금 현재의 상태를 "느끼지" 못하고, 지나간 것에 연연하거나 앞으로 일어날 것을 미리 걱정한다. 자신도 모르게 실수 한 것에 대해 자신을 나무라고 잘 한 것에 칭찬을 한다. 그러다 보니 바로 지금 현재 무엇이 일어나는지 보고 듣고 느끼지 못한다. 결국 과도한 노력은 연주시 경직과 실수를 만들어 낸다. "바보같이 쉬운 부분에서 실수를 하다니." 하고 자신을 나무라기도 하고 "맙소사 이제 어려운 부분이구나. 실수해서는 안되지." 하고 걱정하기도 한다. 이렇게 계속해서 자신에게 이런저런 을 하는 것은 집중을 저해하는 주원인이다. 그렇다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그것은 자신에 대한 비난과 명령, 예를 들면 집중해야 해!" 같은 명령을 중지하고 부드럽게(애쓰지 말고) 우리의 관심의 포인트를 옮기는 것이다.

 

자연스런 집중상태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연주에 있어 어느 한 가지 매력적인 면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심리학에서 인간의 마음은 어느 한 시점에서 한 가지 사실에 가장 잘 집중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아름답거나 매력적인 것에 가장 잘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한다. 실제 연주에 있어서 첫 번째 포인트는 선율이다. 선율은 연주자와 듣는 사람이 가장 일차적으로 교류하게 되는 수단이므로 선율을 아름답고 또렷하게 나타낼 수 있도록 집중하는 것이 연주에 있어서 매우 기본적이고 중요한 포인트라는 것이다. 실제로 전문가와 아마츄어의 기타 연주를 들어보면 대부분의 경우 우선 선율이 뚜렷한가 그렇지 않은가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잘 알려진 스페인 민요 로망스와 같은 곡은 그래도 좀 낫지만 선율과 반주부의 화음이 동시에 울리는 경우 선율을 또렷이 드러나도록 선율을 퉁기는 손가락에 무게를 더 준다는 것이 말은 쉬워도 사실 많은 연습과 경험이 필요하다.

 

그 다음은 리듬이다. 대체로 춤곡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방법인데 가령 바로크 음악에서 6박자의 빠른 지그(Gigue)를 연주 할 때 첫 박과 셋째박에 액센트가 주어지는데 이런 규칙적인 리듬에 주목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는 상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화성적인 변화에 주목하는 것이다. 고전음악이나 낭만음악에서는 수평적인 선율이 대체로 음악의 흐름을 주도하지만 그 선율을 수직적으로 받쳐주는 화음의 역할 또한 중요하며 그 화음의 긴장감과 안정감, 긴장의 해결이 곡의 해석에도 열쇠가 될 수 있다.

C장조의 예를 들면 으뜸화음인 C화음은 안정된 느낌을 주지만 딸림 7화음인 G7화음은 다소 불안한 느낌과 긴장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다음에 C화음이 항상 와서 그 긴장을 해결하기 때문에 그 긴장이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화음의 움직임 즉 긴장과 해결에 주목하면서 곡의 흐름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으며 역시 자연스러운 집중상태를 이룰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음악의 내적의미에 집중하는 것인데 사실 내적의미란 매우 미묘한 것이어서 말이나 글로 설명하기에는 충분치 않다. 여기에 대해선 개인의 소양이나 경험, 느낌이 중요하지만, 합주에 참여할 때 한 뛰어난 지휘자의 리드에 전체 합주단이 일체화 되어 음악을 만들어 나갈 때 그 것도 하나의 내적의미를 체험하는 순간이라 할 수 있다. 진정한 예술을 지향하는 모든 연주자들은 이 내적의미야 말로 궁극적으로 자신의 정신이 집중하기를 원하고 바라는 사실을 발견한다고 하며 그 내적의미를 연주자와 청중이 함께 나누면서 큰 기쁨을 맛본다는 사실을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직관적으로 공감 할 수 있을 것이다.

    

  4. 느리게, 정확하게, 끊어서 ~ 프로들도 그렇게 한다!

 실제 연습에 있어서도 동적이완, 음양의 조화의 개념은 아주 유용하게 적용 될 수 있다. 널리 알려진 대부분의 기타 연주의 전문가들은 항상 느리고 정확하게 연습하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실제로 왜 느리게 하면 좋은지 또 어떤 방법으로 느리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은 별다른 제시가 없다고 느낄 것이다. 먼저 왜 느리게 연습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Ryan은 음양의 원리를 인용한다. 즉 빠르게 연주하는 한 극단을 제대로 해내자면 느리게 연주하는 상대적인 또 한 극단을 경험해 봄으로써 정확하고 균형 잡힌 연주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얼마만큼 느리게 연주하는 게 좋은가에 대해 '실수하지 않는 속도'를 말한다. 또 때로는 원래 속도의 1/2 또는 1/3 또는 심지어 1/4 정도로 속도를 낮추어 연습하라고 한다. 여기서 메트로놈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보통의 경우 웬만큼 박자와 리듬 감각이 없이는 1/2 이상 갑자기 속도를 늦추게 되면 음과 음 사이의 공간이 많아 정확한 타이밍을 지키기가 힘들어진다. 이 때 메트로놈을 적절히 사용하면 정확한 타이밍을 지킬 수 있으므로 연습이 한결 쉬워진다. 전문 연주자들도 자신들의 연습시간 중의 상당한 부분을 할애하여 느리고 정확한 연습을 한다고 하며 메트로놈도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일단 느린 템포에 익숙해지면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운지를 할 수 있으므로 조급함보다 느긋하고 평화로운 심리상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구체적인 한 가지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정확한 템포로 연주하는 것이 바람직한 이유 역시 그 것이 한결 불규칙한 템포보다 자연스런 집중상태가 되기가 쉬워지며 결과적으로 연주가 즐겁고 쉬워진다는 것이다. 연주자가 자신의 연주를 즐길 수 없으면 청중도 즐거울 수가 없다. 일단 느린 상태에서 손가락의 운지나 선율과 반주의 균형, 리듬의 정확성을 기한 후 점차 원래의 빠르기로 가게 되면 결국은 그것이 그냥 무작정 연습하는 것보다 '빠르다'는 것이다. 즉 '느린 것이 빠르다'는 역설이 무게를 갖는 것이다.

복잡한 현대사회에 사는 우리들은 '빨리 빨리'라는 행동양식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기타 연주에 있어서도 그러한 조급성이 타성이 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끊어서 연습한다는 것은 두 가지로 말 할 수 있다.

첫째는 어렵고 손가락의 부담이 되는 제법 긴 악구를 무작정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않고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힘들이지 않고 쳐낼 수 있는 작은 단위로 나누어 연습하여 연결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글자 그대로 음을 끊어서 스타카토를 하는 것인데 스케일이나 화음을 낼 때 왼손의 경우 지판을 누른 후 바로 힘을 빼고 소리를 멈추고 짧은 휴식을 취한 후 또 다시 다음 음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세고비아의 스케일 연습이나 단순히 5번 프렛에서 반음스케일 연습시 적용될 수 있고 아르페지오로 되어 있는 곡도 화음으로 한꺼번에 소리를 낸 후 즉시 힘을 빼고 쉰 다음 그 다음 화음으로 넘어가는 방법으로 연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연습이 가져다 주는 효과는 필요시에만 힘을 가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즉시 힘을 빼는 감각을 길러준다는 것이고 따라서 동적이완을 보다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 하나의 효과는 그것이 부드럽게 음을 이어주는 레가토(legato)를 연주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는 것이다. 스타카토 연습으로 레가토 능력을 기른다는 것이 다소 이상하게 생각될지 모르지만 이것 역시 느린템포의 연습이 빠른템포를 가능케 하는 것처럼 레가토는 그 반대인 스타카토를 경험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이루어 질 수 있다는 정반합의 원리나 음양조화의 원리로써 설명될 수 있다.

레가토란 절대적인 의미가 아닌 우리가 귀로 듣고 의식으로 느끼는 상대적인 의미로서, 실제의 경우 음과 음 사이에 공백이 없는 것이 아니며 단지 그 공백이 스타카토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당히 짧으면 레가토로 느껴지는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레가토란 아주 짧게 쉬는 스타카토일 뿐인 것입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오른손의 탄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5. 식지(Planting)

앞서 왼손의 스타카토 연습법을 언급했지만 상당히 많은 경우 음의 길이나 음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오른손이다. 오른손의 플랜팅은 기타를 지도하는 많은 학교에서 실제로 대단히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테크닉의 한 부분이라고 한다.

플랜팅이란, p-i-m-a를 퉁겨야 할 줄 위에 미리 가져다 대어 놓고 준비하는 것이다. 즉 오른손가락으로 탄현 할 줄을 미리 찾는 동작이다. 플랜팅에 대해 반대하거나 거부감을 갖는 기타리스트도 있다. 그 이유는 울리고 있는 줄에 손가락을 끝을 갖다 대면 소리가 끊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연습단계에서 과장된 플랜팅을 하면 그렇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대로 실제로 소리가 끊어지더라도 레가토는 가능하다. 왜냐하면 플랜팅이 아주 능숙한 상태가 되면 아주 미세한 시간에 줄을 찾고 순간적으로 줄에 대었다가 퉁겨내기 때문에 음이 끊어짐을 거의 느낄 수 없다. 예를 들어 도---(높은)도라는 알페지오를 반복할 때 p-i-m-a 네 손가락을 각 각 5번선, 3번선, 2번선, 1번선에 대고 있다가 차례대로 퉁겨낼 수 있다. 마지막 a를 퉁긴 후 p-i-m-a를 다시 플랜팅하고 반복한다. 실제로는 pI-m-a의 세손가락의 플랜팅을 약간의 시차를 두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그렇게 해도 무방하다. 어쨌든 이렇게 연주하면 처음 알페지오 묶음을 연주한 후 두번째 묶음을 연주하기 전에 피아노로 말하면 소음 페달을 밟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효과가 곡에 따라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순차적인 플랜팅을 할 수 있다. p만 플랜팅한 후 탄현하고 그 즉시 i를 플랜팅하고 탄현하고 그 다음 m을 플랜팅하는 식이다. 빌라 로보스의 연습곡 1번을 이런 순차적 플랜팅으로 연주가 가능하다. 플랜팅을 하면 일일이 손가락을 갖다 대고 기다리므로부자연스럽고 속도에 한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익숙해지면 그것이 편하고 더욱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기초가 된다.

 

플랜팅을 하는 이유는 그것이 탄현의 정확성과 균일성을 주며 또한 다양한 음량과 음색 구사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처음 기타를 배울 때 탄현이란 그저 오른 손가락 끝으로 줄을 내려 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마치 야구에서 타자가 배트를 가지고 스윙하듯이 말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많은 빗맞은 타구 와 헛스윙을 양산해낼 뿐이다. 물론 몇 번의 행운의 안타가 있긴 하다. 그러나 플랜팅이란 기법을 접하면 "기타는 치는게 아니라 눌러 퉁기는 것이다"라고 한다. 야구의 예를 들었지만 실제로 플랜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내가 내려치는 손가락의 어느 부분이 어떤 각도로 줄에 닿을 지 예측이 어렵다. 따라서 내가 어떤 음량을, 어떤 음색을 의도하는 대로 조절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플랜팅을 하게 되면 줄과 손가락 끝이 닿는 깊이나 각도변화에 따른 음색변화가 가능해지며, 줄을 치는 속도가 아니라 누를 때의 압력의 강약으로 음량의 조절이 더 쉽게 이루어진다. 뿐만 아니라 줄에 손끝을 대는 시간을 조절함으로써 다양한 아티큘레이션(Articulation, 레가토와 스타카토)이 가능하게 된다.

 

플랜팅은 아르페지오나 스케일 트레몰로등 거의 대부분의 연주기법에 적용될 수 있는 대단히 유용한 테크닉이다. 또한 아포얀도(rest stroke)나 알 아이레(혹은 트라이안도, free stroke) 모두 적용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전문 연주가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 플랜팅을 실제 연주에 적용한다고 한다. 보다 안정된 연주 기량을 원한다면 여기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플랜팅 역시 연습을 통하여 습관이 되어야 하는 것이며 실제 연주에 있어서 의식 할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본다.

 

6. 테크닉에 관하여

파블로 카잘스는

나는 테크닉을 항상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하나의 수단으로 본다. 물론 테크닉을 마스터하여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의 노예가 돼서는 안된다. 테크닉의 목적은 내적의미, 즉 음악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가장 완벽한 테크닉은 전혀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나는 끊임없이 나 스스로에게 물었다. 이것을 하는데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은 무엇인가?" 라고

    

 

맺는말

기타로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은 즐겁고 멋진 일이다. 기타를 칠수록 그것이 단순히 한 악기를 다룬다는 것만 아니라 자신의 내면의 성장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생각대로 잘 안되고 꾸준한 내면적인, 음악적인 발전을 이어가기에 어려움도 많지만 그것은 그 만큼 우리가 성장 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뜻이다. 기타 연주가 개인적 즐거움도 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과 즐거룸을 나눌 수 있을 때 최상의 기쁨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훌륭한 연주가 반드시 전문 연주가의 전유물은 아니다. 우리가 기타로 자기자신을 최고로 표현할 수 있을 때, 그 연주를 듣는 사람에게 뭔가 변화를 일으킬 때 그것이 최고로 훌륭한 연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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