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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향기

구십 노인의 시

by 라폴리아 2017. 11. 15.

약해 지지마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 짖지 마

햇살과 산들 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 지지 마





저금


난 말이지 사람들이

친절을 베풀면

마음에 저금을 해 둬

쓸쓸할 때면 그것을 꺼내

기운을 차리지

너도 지금부터 모아두렴

연금보다 좋단다

 

 



살아갈 힘


나이 아흔을 넘기며 맞는 하루하루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

친구에게 걸려온 안부 전화

집까지 찾아와 주는 사람

각기 모두

나에게 살아갈 힘을 선물하네



 


무심코 한 말이 얼마나

상처 입히는지

나중에

깨달을 때가 있어

그럴 때 나는 서둘러 그이의

마음속으로 찾아가

미안합니다

말하면서 지우개와 연필로 말을 고치지

 

 


하늘


외로워지면

하늘을 올려다본다

가족 같은 구름

지도 같은 구름

술래잡기에

한창인 구름도 있다

모두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해질녘 붉게 물든 구름

깊은 밤하늘 가득한 별

너도 하늘을 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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