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보내는 엄마의 편지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결혼할 때 부모 모시는 여자 택하지 말아라

너는 엄마랑 살고 싶겠지만 엄마는 이제 너를 벗어나

나도 엄마가 아닌 한 독립된 인간으로 살고 싶어 진단다

 

엄마한테 효도하는 며느리를 원하지 말아라

네 효도는 너 잘사는 걸로 만족하거늘...

네 아내가 엄마 흉을 보면 네 속상한 거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그걸 엄마한테 옮기지는 말도록 하여라

엄마도 사람인데 그걸 알게되면 내 기분이 좋겠니

모르는 게 약이란 걸 백번 곱씹고 엄마한테 옮기지 말아라

 

아들아~ ! 내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나는 널 배고 낳고 키우느라 평생을 바쳤거늘

널 위해선 당장 죽어도 서운한 게 없겠거늘

네 아내는 그렇지 않다는 걸 조금은 이해 하거라

솔직히 너도 네 장모를 위해서 네 엄마만큼은 아니지 않겠니

 

혹시 어미가 가난하고 약해지거든 조금은 보태다오

그래도 널 위해 평생을 바친 이 엄마이지 않느냐

그것은 아들의 도리가 아니라 사람의 도리가 아니겠느냐

 

가난한 이들이나 독거노인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어미가 쓸쓸하고 약해지는데 자식인 네가 돌보지 않는다면

이 어미는 그 설음의 무게가 얼마나 크겠느냐

엄마는 널 위해 희생했다고 절대 생각하지는 않지만

내가 자식을 잘못 키웠다는 자책이야 들어서 되겠느냐

 

나의 아들아!

명절이나 어미 애비 생일은 좀 챙겨주면 안되겠니

네 생일 여태까지 이 에미는 한 번도 잊은 적 없이

그 날 되면 배 아파 낳은 그대로 그 때 그 느낌

그대로를 꿈엔들 잊은 적 없는데

네 아내에게 떠밀지 말고 네가 먼저 챙겨주면 안되겠니

받고 싶은 욕심에서가 아니라 잊혀 지고 싶지 않은 어미의 욕심이란다

 

아들아! 내 사랑하는 아들아

이름만 불러도 눈물 아련한 나의 아들아

 

네 아내가 이 어미에게 효도하길 바란다면 네가 먼저 네 장모에게 잘하려므나

네가 고른 아내라면 너의 고마움을 알고서 시엄마게도 잘하지 않겠니

난 내 아들의 안목을 믿는다

 

딸랑이 흔들면 까르르 웃던 내 아들아

가슴에 속속들이 스며드는 나의 아들아

 

그런데 네 누나도 언젠가 시집을 가겠지

그러면 지금의 네 아내와 같은 위치가 되지 않겠니

항상, 네 아내를 네 누나와 비교 해 보도록 하려므나

네 누나가 힘들면 마찬가지로 네 아내도 힘든 경우란다

 

내 아들아! 나의 피눈물이 스며든 내 아들아

내 행복이 네 행복이 아니라, 네 행복이 내 행복이거늘

혹여, 나 때문에 너희 가정에 해가 되거든 나를 잊어다오

그게 바로 이 에미의 모정이란 것이다

 

너를 위해 목숨도 아깝지 않은 이 어미인데

너의 행복을 위해 내 그 무엇이 아깝겠느냐!

물론 서운하겠지 힘들겠지,,, 그러나 죽음보다 더 힘들랴

그러나 아들아! 네가 가정을 이룬 후 에미 애비를 이용하지는 말아다오

평생 너희의 행복을 위해 바쳐 온 부모다

이쯤에서는 이 에미 애비가 조금은 편안히 살아도 되지 않겠니

 

너희가 힘든 건 너희들이 용기있게 알아서 살아다오

늙은 어미 애비 이제 좀 쉬면서 이대로 그만 삶을 마감하게 해다오

너의 에미 애비도 부족하게 살면서 정말로 힘들게 살아 온 인생이다

그러니 너희 힘든 건 너희들이 스스로 현명하고 용감하게 헤쳐가 다오

 

설혹, 이제 늙은 어미 애비가 너희들의 가치 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건 살아오면서 미처 따라가지 못한 우리들 삶의 힘들었던 시간이란 걸

너희도 이젠 좀 이해해 주려므나

 

우리도 여태 너희들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니

너희도 우리를 조금, 조금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면 안 되겠니

 

잔소리, 가치관... 너희들이 이해 되지 않는 부분들...

한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버리렴

우린 그걸 모른단다, 어쩌면 모르는 게 약일지도 모르겠구나

 

우리가 원하는 건 오직 너희들의 행복 뿐이란다

그러나 너희도 늙은 어미 아비의 행복을 침해하지 말아다오

늙어가는 나는, 내 인생도 여기선 조금쯤 이젠 중요하더구나

 

무슨 일을 강요하거나 은근히 말하지 말아라. 날 나쁜 시에미로 몰지 말아라

내가 널 온전히 길러 목숨마저 아깝지 않듯, 너도 네 자식 온전히 길러 사랑을 느끼거라

 

아들아 사랑한다 나의 목숨보다 더 너를 사랑한다

그러나 목숨을 바치지 않을 정도에서는 내 인생도 이젠 중요함을 느께게 되는 나이란다

 

열심히 살아라

이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시장경제속 치열한 경쟁의 사회이나

성실히 부지런하게만 살아간다면 어떻게든 잘 살 수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