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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등산 배낭에 대하여

by 라폴리아 2014. 12. 23.

토르소를 알아야 딱 맞는 배낭 구입할 수 있어

배낭을 선택하려면 어떤 산에 갈지 정해야 한다. 당일 산행을 하겠다든지 12일 비박산행을 하겠다든지 더 긴 장거리 막영산행을 하겠다는 목표가 있어야 용도에 맞는 배낭을 선택할 수 있다. 당일 산행이라면 30리터대 배낭이 적절하다. 참고로 배낭의 용량은 제조사에서 디자인을 3D로 작업하면 컴퓨터가 부피를 측정해 준다. 이때 봉제과정을 거쳐 실제품을 만들면 컴퓨터가 계산한 용량과 약간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또 배낭 주머니 공간을 포함시키거나 빼는 차이가 있어 용량은 제조사마다 차이가 있다.

즉 같은 30리터 배낭이라 해도 브랜드마다 용량이 다르다. 그래서 배낭을 구입할 때는 표시된 용량만 믿지 말고 배낭 안에 손을 넣어 공간을 가늠하고 보조 수납공간도 열어, 행여 공간이 부족하지 않은지 체크해야 한다.

 

배낭은 작은 것보다는 약간 큰 것이 좋다. 작은 배낭을 꽉 채워 다니면 짐을 넣고 빼는 것부터 불편한 것이 많다. 배낭 3분의 1정도는 여유 있는 것이 좋다. 초보자의 경우 근교산 당일 산행에서 30리터대 배낭이면 산행에 불편이 없다. 초보자의 입장에서는 배낭이 클수록 부담스럽지만 산행을 하다 보면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달리 내용물이 점점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첫 배낭은 자기 생각보다 약간 큰 걸 구입해야 후회가 없다.

 

작은 배낭이라고 해서 활용도가 없는 건 아니다. 20리터대는 3시간 이하의 짧은 산행이나 언제든 시내나 인가로 바로 나올 수 있는 걷기길에 유용하다. 배낭 용량은 10리터부터 100리터까지 다양하다. 과거에는 1박 이상의 장거리 산행을 할 때 최소 50리터 이상은 돼야 한다는 의식이 있었다. 요즘은 지리산이나 설악산 같은 국립공원의 경우 대피소 시설이 잘돼 있어 40리터대 배낭으로도 며칠씩 종주산행을 하는 데 무리가 없다. 또 장비가 계속 발전하면서 점점 가벼워지고 소형화되어 과거보다 작은 배낭으로도 비박산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1)24리터 배낭. 짧은 산행이나 걷기길에 유용하다.

(2)34리터 배낭. 당일 산행에 유용하며 활용의 폭이 넓다.

(3)45리터 배낭. 당일 산행을 비롯 12일 종주산행에도 유용하다.

(4)65리터 배낭. 동계 장거리 산행에 유용하다. 토르소 확인하는 법

 

배낭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에 잘 맞는가이다. 인터넷 중고장터를 보면 한두 번 사용한 배낭을 파는 이들이 많다. 몸에 맞지 않는 배낭을 산 탓에 불편해서 내다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입산 배낭의 경우 동양인과 체격이 다른 탓에 단순하게 사이즈만 믿고 구입했다간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배낭 사이즈는 키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상체 길이에 맞추어 결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채식을 많이 하는 동양인이 서양인에 비해 신장 대비 상체 길이가 긴 편이다.

 

몸에 딱 맞는 배낭을 사려면 토르소(TORSO)를 알아야 한다. 토르소는 등뼈와 목뼈가 만나는 7번째 목 척추 뼈에서 등뼈를 따라 골반뼈까지 길이를 말한다. 고개를 앞으로 숙였을 때 톡 튀어나온 것이 7번째 목 척추뼈이며, 허리에 손을 올렸을때 튀어나온 골반뼈를 만지며 등 뒤로 따라갔을 때 가장 높은 지점이 골반뼈의 기준이다. 이 두 곳의 길이가 토르소인 셈이다. 매장에 따라서 토르소 측정기를 구비하고 있는 곳도 있다. 일반적으로 배낭 제조사의 사이즈별 크기는 다음과 같다. 엑스트라스몰(XS): 39.5cm까지, 스몰(S): 40.6~44.5cm, 미디엄(M): 45.7~49.54cm, 라지(L): 50.8cm 이상.

 

 

토르소. 직접 메어보고 착용감 확인해야

 

자신의 토르소에 맞는 배낭이라 해도 직접 메어보고 착용감이 좋은지 확인해야 한다. 이때 허리벨트를 골반뼈에 두른 뒤 어깨끈을 적당히 조이면서 편한 위치를 찾아야 한다. 만약 자신의 등판 길이보다 작은 배낭을 메면 어깨에 하중이 쏠린다. 반대로 너무 큰 배낭을 메면 어깨 부분이 밀착되지 않고 떠서 문제가 된다. 배낭이 흔들려 힘이 더 들 수 있다는 얘기다.

배낭이 크고 무거울수록 허리벨트 의 역할이 중요하다. 골반뼈 상부에 허리벨트가 얹혀서 배낭 무게를 분산해 주기 때문이다. 수입제품의 경우 등판이 맞더라도 허리벨트가 너무 커 끝까지 조여도 허리끈이 헐렁해 무게 분산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허리벨트가 제대로 맞지 않으면 어깨에 하중이 많이 얹혀 피로가 빨리 온다. 그래서 허리벨트를 조여 보고 제 역할을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배낭 구입 시 레인커버 유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최근에는 등판 크기를 조절할 수 있고 상단 주머니를 탈부착할 수 있고, 허리벨트 각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전체적으로 경량화되는 등 배낭에 무수한 기능이 생겨 과거에 비해 배낭이 상당히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배낭을 선택할 때는 레인커버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의 배낭 재질이 기본적인 방수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레인커버 없이 완벽한 방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레인커버는 배낭을 구입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배낭에 따라서 레인커버를 별도로 구입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배낭도 남성용·여성용 배낭이 따로 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어깨가 좁고 상체가 짧고 엉덩이가 튀어 나왔다. 여성용 배낭은 이런 신체적 차이를 잘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동서양의 체형 차이로 수입 브랜드 여성용 배낭이 한국 남성에게 잘 맞는 경우도 있다.

 

전영래 전 한국등산학교 강사 

·신준범 기자 | 사진·염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