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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고싶은곳

세계의 우물, 바이칼호

by 라폴리아 2011. 9. 16.

하늘까지 담은 시베리아 ‘푸른 눈’
이 636㎞, 둘레 2200㎞, 최고수심 1700m … 세계서 가장 깊은 호수

# 시베리아는 지금 자작나무숲 세상이다.

러시아 미녀처럼 희고 긴 줄기들이 무성한 이파리를 이고 끝없는 대평원을 수놓는다.

아무도 없는 툰드라의 벌판에 초록과 흰색의 절묘한 코디를 자랑하며 저렇게 떼지어 서 있는 것은

8개월이란 긴 겨울 뒤의 반짝 여름이 아쉬워서다. 좀 더 북쪽으로 가면 침엽수 밀림이 또 수백㎞씩 펼쳐진다.

그러다 어느 순간 울긋불긋한 들꽃이 자욱한 초원이 또 지평선까지 펼쳐진다.

그 평원을 가로질러 열차가 달린다. 동쪽 끝 항구도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를 잇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다.

남북 통일이 되면 부산~유럽을 한 방에 갈 수 있는 유라시아 철도 구간이다. 시베리아도 지난겨울 이상한파를 맞았다.

열차 차장 20년째인 발레리 바실리예비치 아시펜코(58)는 “보통 영하 40~45도인데 이번엔 50도로 떨어졌다”고 했다.

“추위에 강한 자작나무도 많이 죽었다. 저 들꽃들도 6월에 피던 건데 지금 피었다.”

 

# 시베리아는 고려인 140년 한의 역사다.

새 농경지를 찾아 또는 항일운동을 하러 두만강을 건너갔다가 연해주에 정착한 한인 3000명이 1937년 강제로 중앙아시아 허허벌판에 버려졌다. ‘일족(一族)사회주의’를 선언한 스탈린의 탄압이다. 그들은 바로 이 횡단열차에 실려 며칠을 달렸다. 가축용 화물열차에서 절반은 얼어서 또는 굶어 죽었다. 그 후손들은 1993년 소련 해체 후 눈물겨운 잡초생활을 접었다. 연해주에서 만난 그들은 이미 우리 말을 잊고 있었다. 하지만 가본 적도 없는 조국을 그리워하고,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고향을 노래한다.
 

# 시베리아 여정의 절정은 바이칼호다. 중간쯤인 이르쿠츠크에서 내리면 그 바다 같은 장쾌함을 만난다.

길이 636㎞, 둘레 2200㎞에 최고수심 1700m의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 면적은 한반도의 7분의1인 3만1500㎢이다. 세계 담수량의 20%를 차지하는 ‘세계의 우물’. 열목어가 사는 청정 특급수. 섭씨 5도의 차가운 물에 금세 발이 시리다. 한민족의 뿌리인 몽골족의 탄생지라 우리에겐 더욱 의미 있는 곳이다.

대학생 30명을 포함한 92명이 ‘한반도를 이어 대륙으로 미래로’라는 주제로 지난 8일부터 9박10일의 시베리아 철도 대장정을 다녀왔다. NGO인 (사)희망래(來)일이 기획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했다. 사진은 지난 16일 호수 내 가장 큰 섬인 알혼섬 북쪽 하보이곶의 절벽. 바이칼호에서 기자 김석현 글, 오종택 사진

 [중앙일보] 입력 2011.07.20 00:04 / 수정 2011.07.20 14:53

  

바이칼 호

 

바이칼 호 [Ozero Baykal]

러시아 호수 | 브리태니커 (영) Baikal Lake. Ozero Bajkal이라고도 씀. 러시아 연방 부랴티야 자치공화국과 이르쿠츠크 주에 걸쳐 있는 호수.

동시베리아 남부에 자리잡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내륙호로 최고수심 1,620m이며 길이 636㎞, 평균너비 48㎞, 면적 3만 1,500㎢이다. 지표상에 있는 담수의 약 1/5을 수용하는 이 호수로 셀렝가·바르구진·베르흐냐야앙가라·투르카·스네주나야 강을 비롯한 336개의 하천이 흘러들어온다.

바이칼 호는 산들로 둘러싸인 깊은 구조적 와지(窪地)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들 산 가운데 몇 개는 호수표면에서 2,000m까지 솟아 있다.

이 지역은 주로 5억 년 이상 된 변성암·퇴적암·화성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호수 바닥의 퇴적층은 두께가 6,000m에 이른다. 호반 가까이에는 사화산들이 있다. 지각변동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 가끔 심한 지진이 발생하는데, 1862년에 일어난 지진으로 셀렝가 강 삼각주 북부의 123㎢가량이 침수되어 프로발 만이라는 새로운 만이 형성되었고 지각이 갈라지면서 뜨거운 광천들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호수 바닥의 서쪽 연안은 경사가 가파르고 동쪽은 완만한 형태로 바닥의 약 8%는 48m 정도의 얕은 수심이다.

길이 2,080㎞가량의 들쭉날쭉한 해안선에는 바르구진·치비르쿠이스키·프로발 만 같은 큰 만과 아야야·프롤리하 등의 작은 만도 형성되어 있다. 남동쪽 연안에는 스뱌토이노스 반도가 있다.

바이칼 호에는 주기적으로 물에 잠기는 5개 섬을 포함해 섬이 27개 있으며 그 가운데서 올혼 섬(448㎢)과 볼쇼이우슈카니 섬(4.8㎢이상)이 가장 크다.

주로 셀렝가 강을 비롯한 하수유입의 비중이 가장 크며 그밖에 강수(降水)와 지하수가 흘러든다. 유출은 예니세이 강 지류인 앙가라 강을 통해 주로 이루어진다. 수위는 1년 동안 0.6~0.9m 정도 차이가 나는데 8~9월에 가장 높고 3~4월에 가장 낮다.

바이칼 호의 기후는 주변지역보다 훨씬 온화해 1~2월의 기온은 평균 -19℃이고 8월평균기온은 11℃가량이다.

호수면은 1월에 얼고 5월에 녹는다. 8월의 수면온도는 약 13℃이고 해안에서 가까운 얕은 곳에서는 수면온도가 20℃에 이른다.  파고는 4.5m 이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호수는 광물을 거의 함유하지 않아 수심 40m 까지 들여다보이며 염도도 낮다.

바이칼 호의 동식물 생태는 풍부하고 다양하다. 수심에 따라 1,200종이 넘는 동물이 서식하고 600종에 가까운 식물이 수면 위나 수면 가까이에 분포한다. 이가운데 약 3/4은 바이칼 호의 고유종이다. 7개과(科) 50여 종(種)의 물고기가 있는데 이들 가운데 가장 수가 많은 것은 둑중개과(─科 Cottidae)에 속하는 25종의 어류이다. 연어류가 많이 잡히며 사루기와 흰연어류도 중요한 어종이다. 어류 가운데 가장 큰 종류는 철갑상어로서 길이 1.8m, 무게 120㎏에 이르는 종류도 있다. 이 호수 고유종으로 코메포리다이과에 속하는 골로먄카라는 수명이 짧은 물고기도 서식한다. 유일한 포유동물은 바이칼 물범이며 바이칼 호 주변지역에는 326종의 조류가 서식한다.

바이칼 호반 지역에서는 광업(운모와 대리석), 셀룰로오스와 종이 제조, 조선업, 어업, 임업 같은 산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수많은 광천이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광천수의 치료 효과 때문에 고랴친스크와 하쿠시를 찾는다. 5~10월에 뗏목으로 호수를 건널 수 있다. 러시아 연방은 정부차원에서 바이칼 호와 그 자원의 보호에 관여해왔으며 이들 자원의 보호와 합리적인 이용 방법, 셀룰로오스와 기타 공업시설들로부터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막는 조치에 관한 법령을 1971년 6월에 채택했다.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시베리아 분과의 호소학(湖沼學) 연구소와 바이칼 요양소가 리스트뱐카에 있고 이르쿠츠크 A. A. 주다노프주립대학교의 수생생물 연구소가 볼시예코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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