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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기타

음색과 손톱

by 라폴리아 2020. 12. 10.

음색과 손톱

 

모든 악기가 내는 음색의 중요성은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지만, 클래식기타의 음색은 다른 악기에 비해 그 비중이 매우 높다. 그것은 소리를 내는 부분이 우리 몸의 일부인 손가락과 직접 맞닿아 있고, 그것을 통해서 음의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어떻게 손톱을 다듬느냐에 따라 음색은 하늘과 땅 만큼 차이가 나게 되고, 결과에 따라서는 청중에게 어필하는 연주자가 되거나 그렇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클래식기타의 연주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과정이 손톱을 다듬는 일이다.
 
손톱을 다듬는 일반적인 방법은 손톱의 좌우를 샌드페이퍼로 갈고 난 뒤 손톱의 안쪽을 갈아준다. 처음에는 2000방 이하의 샌드페이퍼나 줄로 모양을 만든 후 2000번 이상의 샌드페이퍼로 세밀하게 갈아주는 방법이다. 그런데 독일과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선생님들로부터 손톱을 다듬는 새로운 방법들을 소개받게 되었다.
 
후베르트 쾨펠의 손톱 다듬기
쾨펠은 음색이 예쁘기로 유명한 연주자 중 한 명이다. 그런 그에게 처음 레슨을 받을 때, 그의 음색은 그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거칠기 이를 데 없었다. 내가 이상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눈치챈 그는 “요즘에 녹음실을 만드는 중이라 손톱에 신경 쓰지 못했다”고 말하고는 곧바로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사포를 꺼내어 자신의 손톱을 갈기 시작했다. 그는 손목을 회전시키면서 상하로 훑듯이 ∞모양으로 손톱을 갈았다. 그렇게 하면 손톱의 앞면과 손톱안쪽 양 옆면이 균일하게 갈려 좋은 소리를 낸다고 것이다.
 
요하네스 모노의 손톱 다듬기
요하네스 모노는 한국엔 그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럽에서는 각광 받는 연주자다. 그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 때 세 대학교의 교수였으며 현대 기타 뿐 만 아니라 바로크 기타의 연주에도 조예가 깊었다. 현재는 슈투트가르트와 프랑크푸르트 음대에서 교수이며 유럽과 아메리카에서 연주회를 갖고 있다.
그는 사포를 세로 10cm 가로 5cm로 자르고 마치 부채를 접듯이 접어서 기타 줄 위에 얻고 줄과 밀착시켜 마치 기타 줄을 치듯이 손톱을 갈았다. 손톱을 전체적으로 다듬는 게 일반적인 방법인데 이 방법은 기타 줄에 집적 손톱이 닿는 부분만 갈리기 때문에 시간 절약은 물론 실제로 사용되는 손톱 부분만 간다는 장점이 있다. 이 방법은 유럽의 많은 연주자들이 애용하는 방법이다.
 
뢰미 뷰쉐의 손톱 다듬기
뢰미 뷰쉐는 케나다 출신의 기타리스트로 지금은 오스트리아에 거주하며 연주활동을 하는 휼륭한 기타리스트이다. 그는 샌드페이퍼에 물이나 핸드크림을 바르고 간다. 물이나 핸드크림이 손톱을 갈아내는 것을 도와 더 윤이 나게 되며 깔끔하며 정돈된 소리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론 퍼셀의 손톱 다듬는 법
그는 미국의 노트리지에 있는 캘리포니아 음대 기타과 과장 교수로 작곡가 테데스코의 작곡 클래스의 학생이었고 GFA의 심사 위원이기도 했다. 그는 "손톱을 현미경으로 보면 손톱은 머리칼 같이 결이 있기 때문에 손톱을 갈 때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한 방향으로만 갈아야 한다"고 한다.
 
손톱이란 것도 사람의 지문처럼 가지각색으로 생겼다. 그것은 손톱을 다듬는 방법 또한 다양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손톱 다듬는 방법을 통해서 우리는 나에게 가장 적합한 손톱 다듬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기타는 음색의 악기라 해도 지나침이 없는 음색적인 악기이다. 우리가 꿈꾸는 데비드 럿셀의 음색도 결국은 다른 사람들의 음색과 자신의 음색을 만드는법을 연구하여 찾아낸 결과인 것이다.
 
[출처] 기타소리의 시작은 손톱을 다듬는 데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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