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오십을 넘어 무엇을 새롭게 배우기 시작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쉰셋에 시작한 클래식기타와 깊은 사랑에 빠진 이가 있다.
신작 ‘오후의 기타’의 저자 김종구님은 현직 언론인으로 바쁜 생활 속에서도 10년을 꼬박 클래식 기타와 함께 했다.
기타로 대단한 성과를 내거나 연주자로 데뷔한 것은 아니다.
그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인생에서 늦은 때란 없다'는 것이다.
‘어떤 시점이든, 어떤 환경에 처해 있든, 무엇인가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고 말한다.
책은 10년간 클래식 기타를 연주한 저자의 기록이자, 생생한 도전의 역사다.
기타의 기초부터 시작해 무대 공연을 하기까지 겪은 에피소드, 도전과 좌절, 극복의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단순히 기타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클래식 기타를 배우는 과정에서 느낀 깊은 성찰과 사유를 시·소설·영화·자연과학·의학 등과 함께 맛깔나게 버무렸다.
이 책은 클래식 기타 음악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으면서도 나이 들어, 손가락과 머리가 굳어 자꾸 용기를 잃는 나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되었다.
저자가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나이보다 7년이나 더 늦은 나이에 클래식 기타를 시작한 나에게 저자는
“지금 당신 나이라도 충분히 할 수 있어. 잘 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기타를 시작한 사람들을 보면 대개 3개월 안에 50%가 포기하고, 6개월 안에 80%, 1년 안에 90%가 포기한다고 하는데 나는 나머지 10%에 들어서 다행이다.
손가락 아프고 머리에 쥐가 나려고 하는데도 연습 시간이 자꾸 기다려지고, 연습이 즐거워지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나는 이 세상 끝까지 기타와 함께 가야 할 듯 싶다.
* 재능의 조숙성은 음악-수학-회화-문학 순으로 나타난다.
언어 습득과 논리적 사고가 필요한 문학 등의 분야에 비해 음악처럼 추상적이고 직관적인 분야에 신동이 나올 확률이 훨씬 높다.
* 나이가 들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것은 유동지능이 나이가 들면서 줄어들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가장 큰 난관은 손가락의 유연성 부족이다.
* 악기는 자신의 현재 수준보다 조금 높은 수준에서 약간 힘들게 밀어붙이는 것이 실력 향상의 지름길이다.
* 기타 연습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①느리고(Slow) ②명료하고(Clear) ③크게(Loud) 또박또박 치는 것이다.
그리고 나이가 많아도, 손가락이 굳었어도, 악보를 잘 읽지 못해도 ④꾸준하게(Steady) 연습하여야 한다.
* 연습 할 때마다 워밍업으로 손가락을 충분히 풀어주어 유연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한다.
* 아마추어들은 쉬운 부분은 불필요할 정도로 반복하고, 어렵고 복잡한 부분을 연습하는 데는 몹시 인색하다.
새로 배우는 곡은 잘 안되는 대목만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좋다.
* 평범한 사람도 어떤 일에 1만 시간을 전념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 (1만 시간의 법칙)
* 학술 분야에서 실력을 결정짓는 요인 중 노력의 비중은 4%에 불과하다.
음악·스포츠·바둑 등의 분야에서 노력의 비중은 20~25% 정도이다.
그만큼 선천적 재능이 중요하지만, 인생에서 새로운 도전은 어떤 나이나 조건에서도 가능하다.
이것을 나와 다른 사람에게 증명해 보이겠다.
산의 높이가 산을 오르는 즐거움의 차이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등산을 시작했으니 좀 더 높고 험한 산을 올라보고 싶다.
* 소리의 근본은 물(物)이지만 결국 소리는 손가락의 일이다.
* 음색에 영향을 미치는 기본 요소는
①탄현 각도
②줄을 윗쪽에서 탄현하는지, 아랫쪽에서 탄현하는지
③손가락 셋째 관절에 힘을 주는 정도
④손가락 셋째 관절을 구부리는 정도
⑤손가락 끝에 힘을 주는 정도
⑥탄현하고 손톱이 줄을 빠져나가는 각도
⑦탄현 위치(브릿지, 사운들홀, 지판)
* 절실한 과제는 약하고 얇고 갈라지고 뾰족한 음이 아니라, 맑고 풍부하고 둥글고 야무진 음을 내는 일이다.
* 무거운 역기를 들어올리듯 기타와 혼연일체를 지향하는 마음으로 집중과 몰입하여 정성을 다해 연습하여야 한다.
* 세하 훈련 : 검지로 1~6번선을 모두 누르고 P는 4~6번 선을, i·m·a는 3·2·1번 선을 , 1~12프렛까지 3회 왕복하되
깨끗하고 명료한 소리가 나도록 노력한다.
* MRI로 두뇌를 관찰해보면
음악을 들을 때는 두뇌의 여러 영역에서 동시에 불이 켜지고
음악을 연주할 때는 이 불이 거대한 불꽃 축제처럼 카진다고 한다.
음악 연주는 정교한 운동 기능과 정확성과 창의성이 동시에 요구된다.
그러므로 음악 연주는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신경세포 집합체인 뇌량(腦梁)의 부피를 크게 하고, 활성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뇌량 또는 뇌들보(Corpus callosum) : 사람의 좌뇌와 우뇌 사이에 위치하여 이들을 연결시켜주는 두터운 신경다발(신경세포집합체)
* 나이가 들면 잠재성이 약간 감소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언어나 운동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일정 수준의 뇌신경 가소성은 평생 유지된다.
* 악보와 씨름하고, 이미 굳어져 버린 손가락을 벌려 지판을 짚으려 안간힘을 쓰고,
제대로 소리도 나지 않는 음을 애써 연주하려는 매 순간 하나하나가 마음을 힐링하는 과정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기타는 나를 달래주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게 하고, 삶을 지탱해주는 든든한 원군이 돼 있었다.
* 20세기의 여성 4대 기타리스트 : 마리아 루이사 아니도, 루이제 발커, 이다 프레스티, 레나타 타라고
*기타는....
①가장 효과적인 뇌 운동이다_기억력 퇴화를 막아준다
②스트레스 해소시켜 준다___감정의 안정과 고양, 엔돌핀·도파민 방출량 증가, 집중력·인내심 증가, 성취감·자신감을 향상시킨다
③육체적 건강이 증진된다___혈압·심박수·통증 감소, 음주 자제
④평생의 동반자이다_______행복한 삶, 문화적 체험 반경이 넓어진다
⑤사회생활이 풍성해진다____음악을 매개로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다
⑥인간적인 매력이 증가한다
* 기타를 잘 치는 연예인들
①국내_천호진, 조정석, 김사랑,
②국외_케빈 코스트너, 라이언 고슬링, 러셀 크로, 조니 뎁, 키퍼 서덜랜드, 아담 샌들러, 잭 블랙, 코난 브라이언
* 소개하는 명곡
①사랑의 로망스 ②카바티나 ③알함브라 궁전의 추억/타레가 ④소르 연습곡 17번 ⑤빌라 로보스 연습곡 1번
⑥라그리마/타레가 ⑦아델리타/타레가 ⑧11월의 어느날/레오 브라우어 ⑨엘 마라비노/라우로 ⑩엘 네그리토/라우로
⑪베네수엘라 왈츠 2번/라우로 ⑫베네수엘라 왈츠 3번/라우로 ⑬바람의 노래/오시오 고따로 ⑭황혼/오시오 고따로
⑮Se ela Perguntar/헤이스
*Eterrna Saudade/헤이스 *Xodo da Baiana/헤이스 *바덴 재즈/이리 이르말 *Wonderful Tonight/에릭 클랩튼
*메모리/다께우찌 노리야스 *Hotel Califirnia *옛사랑/최병욱 편곡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Stairway to heaven
*예스터데이/비틀스(다께미쓰 도루 편곡)
*2017.9~2018.3월까지 방영됐던 TV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천호진 씨가 기타를 장면이 나와 화제가 됐다.
유명한 프로 레슬러 천규덕씨의 아들로도 유명한 천호진 씨는 어릴 적부터 기타를 배워 솜씨가 수준급이라고 한다.
이 드라마에서 천호진 씨는 위암 말기로 시한부 판정을 받고 기타를 배우러 간다.
"고등학교 때 교회에서 배우다가 그 후로 혼자 쳤습니다. 근데 딱 1주일만 배울 수 있겠습니까.
제가 어디 멀리 가게 돼서요. 수강료는 한 달 치를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죽기 직전에 가족들 앞에서 첫 콘서트이자 마지막 콘서트를 마치고 숨을 거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