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의 ‘달마고도’는 한반도 최남단 봉우리 달마산(489m)의 7부 능선을 잇는 트레킹 코스다. 2017년 11월 개통한 뒤 6개월 정도 지났는데 여행자들 사이에는 벌써 ‘명품길’로 불린다. 장인의 손길로 완성된 명품처럼 정성으로 빚은 길이어서 붙은 별명이다.
달마산은 한반도가 남해 바다로 빨려 들어가기 직전, 우뚝하게 솟은 산이다.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10㎞ 거리 달마산 중턱에 749년에 창건한 절 미황사가 있다. 미황사에 찾아가는 여정은 서울에서 해남까지 버스로 5시간 30분이 걸리고, 해남 버스터미널에서 미황사까지 택시로 30분을 더 간다. 미황사는 한 해 템플스테이 참가 인원만 4,500명이, 여행객까지 합치면 10만 명을 웃돈다. 절에 들어서면 절 뒤로는 달마산 암봉이 묵직한 커튼처럼 장막을 휘두른 듯 펼쳐지고, 대웅전 앞으로는 다도해가 좌~악 내려다보인다. 아담한 절과 남도의 절경이 기막히게 어우러진다. 한데 요즘에는 미황사를 찾아가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사찰에서 출발하는 도보 여행길 ‘달마고도’를 걷기 위해서다.
달마고도는 해남 미황사를 시작으로 큰 바람재∼노시랑골∼몰고리재로 이어지는 18㎞ 구간으로 ▶A코스 : 미황사∼큰바람재(2.71㎞) ▶B코스 : 큰바람재∼이진리 노시랑골(4.37㎞) ▶C코스 : 노시랑골∼몰고리재(5.64㎞) ▶D코스 : 몰고리재∼미황사(5.03㎞) 등 4개 코스로 나뉘며, 보통 6시간 30분 걸린다.
1㎞마다 이정표가 있다. 둘레길에 물과 먹을 것을 파는 매점이 없다. 미황사 선다원에서 도시락 2인분을 1만원에 판다. 3코스 중간 지점에서 샛길로 이어진 도솔암 부근에 간이 화장실이 있다.
중앙일보 2018.5.18.일자 단출하게 걸어라. 해남 땅끝마을 달마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