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서 독도가 보이는지 여부는 독도 영유권 문제에서도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거리는 90km인데 통상 가시거리는 최대 20~30km라 보기가 쉽지 않다. 한 사진작가가 이 문제의 답을 구하기 위해 울릉도에서 독도의 일출을 찍는 데 성공했다.
잠이 덜 깬 독도.
붉은 기운이 꿈틀거리더니 수평선을 박차고 시뻘건 해가 떠오른다. 해가 독도를 품은 듯한 이 장엄한 일출은 독도 앞바다가 아니라 직선거리로 92km 떨어진 울릉도에서 촬영됐다. 세종실록지리지를 보면 "독도와 울릉도는 날씨가 맑으면 서로 바라볼 수 있다"고 돼 있다. 사진작가 권오철 씨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울릉도에서 독도 일출 찍기에 도전하였다.
"계산해봤더니 해 크기보다 독도 크기가 절반 크기로 보이더라고요, 시직경이. 해 뜰 때(독도가) 딱 그 가운데에 들어가겠더라고요."(권오철/사진작가)
하지만 만만치 않았다. 워낙 먼 거리라 카메라 앵글이 0.1도만 틀어져도 보이질 않는다. 해 뜨는 위치가 매일 달라지기 때문에 울릉도에서 독도와 태양을 일직선으로 볼 수 있는 건 1년 중 2월과 11월뿐이고 둥근 지구를 고려해 삼각함수를 적용, 해발 600m 정도에 촬영 포인트를 잡았다. 가장 중요한 건 날씨. 잔잔한 파도에 맑은 하늘은 필수이고 해수면에 수증기가 없어야 해서 온도와 습도까지 도와줘야 한다.
그렇게 도전하길 3년. 번번이 실패를 이어가던 이번 달 5일 아침 6시43분. 드디어 검은 형체의 독도 뒤로 시뻘건 일출이 잡혔다.
2014.11.18일자 MBC뉴스 왕종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