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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고싶은곳

알프스는 트레킹 천국

by 라폴리아 2014. 11. 14.

 트레킹(trekking)은 ‘느긋한 걷기’라는 뜻으로 대자연 속에서 심신을 단련하는 슬로우 스포츠(slow sports)다. 남과 경쟁하는 스포츠와 달리 안전하고 편안한 종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 즐길 수 있어 국내 트레킹 인구는 계속 늘고 있다. 알프스 산맥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스위스는 트레킹의 천국이다. 그림 같은 풍경을 보며 느리게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2008년 스위스 모빌리티(Switzerland mobility)가 가동된 후 스위스의 트레킹 인구는 매년 15%씩 늘고 있다.

 스위스 모빌리티는 스위스의 독특한 네트워크 시스템이다. 걷기를 비롯해 산악자전거·스케이팅·카누잉을 즐길 수 있는 142개의 루트가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전국의 길에 고유번호를 부여해 관리한다. 스위스 모빌리티는 친절하다. 루트가 모두 그려져 있는 지도를 보면 복잡하지만 코스에 들어서면 짧은 거리마다 촘촘히 서 있는 안내 표지판 덕분에 쉽게 길을 찾는다. 욕심낼 필요도 없다. 스스로 만족할 만큼 걷고 나면 그만이다. 다시 출발지로 돌아갈 수 있는 연계 교통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취리히 트리에믈리(Triemli)역에서 주크에 이르는 47번(38㎞) 코스 체험을 계획했다. 하루가 꼬박 걸리는 여정이었지만 갑자기 비가 내려 2시간 만에 포기했다. 돌아오는데 문제가 전혀 없었다. 산 중턱 곳곳에 설치된 케이블카가 기차역까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 모빌리티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은 상세한 코스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고도· 날씨·시설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곳에서 만난 페트 마이어(39)는 3대(代)가 함께 걷고 있었다. 그는 “홈페이지에서 코스의 경사도를 보며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무리가 되지 않는 코스를 찾았다. 안전하고 즐겁게 걸을 수 있어 자주 참여한다”고 말했다.

 스위스 모빌리티가 6년간 운용되는 동안 별다른 안전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특별한 안전교육을 하지 않아도 스위스 국민이 높은 안전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스포츠를 즐기면서도 안전문제에 둔감한 편인 우리가 꼭 가져야 할 의식이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국민체육활동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생활체육으로 걷기(트레킹)를 가장 많이(31.8%)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레킹이 인기를 끄는 만큼 인프라 확충과 안전시설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생활체육트레킹학교는 트레킹을 보다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국민생활체육트레킹학교는 문경새재·소리산·계룡산·청계산·북한산·도봉산·아차산 등 서울 10개소와 지방 5개소 등 총 15개소에서 ‘트레킹 학교’를 열고 있다. 매주 2~3회 전문 강사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장비 사용법·호흡법·보행법·응급처치 등을 교육한다.

2014.11.12일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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