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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리 작업

by 라폴리아 2018. 4. 28.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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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농사는 로타리 작업이 필수다. 로타리를 쳐야 땅이 부드럽고 땅심을 깊어져 작물이 뿌리를 잘 내리고 영양분을 잘 흡수하여 작황이 좋아진다. 옛날에 우리 밭은 할아버지가 극징이로 땅을 갈아 엎어서 로타리 작업을 대신했다. 올봄은 매주 비가 내렸다. 비가 내려 축축해진 땅을 로타리 치면 흙이 부서지지 않고 오히여 흙이 밀가루 반죽처럼 뭉쳐지고 말라도 돌멩이처럼 딱딱하기 때문에, 반드시 물기가 마른 다음에 로타리를 쳐야 한다. 그래서 비가 내리고 보통 4~5일 지나서 로타리를 친다. 올봄은 주기적으로 거의 매주 많은 비가 내렸다. 그러다 보니 1주일에 로타리 칠 수 있는 날은 2~3일에 불과했다. 내가 향원재에 가는 날은 주말이니, 로타리 작업 날짜를 잡기가 어려웠다. 농사는 다 때가 있는건데 그렇다고 로타리 작업 날짜를 입맛에 맞을 때까지 마냥 늦출 수도 없었다. 심는 때는 맞춰야 하므로....

신영봉씨한테 부탁하면 만사 제쳐놓고 로타리를 쳐준다고 하는데, 비닐은 씌워 줄 수 없다고 하여 두 작업을 모두 아랫밭 신백용씨한테 부탁했었다. 그런데 일이 자꾸 지연되어 이번 주말에는 꼭 좀 해달라고 다짐을 뒀는데, 이게 안되면 신영봉씨한테 로타리만 쳐달라고 하고 비닐은 혼자서 씌워 볼 참이었다. 신영봉씨는 밭만 질지 않으면 언제라도 로타리를 쳐준다고 하여 향원재에 도착하자마자 손전등을 켜고 밭에 나가봤더니 글쎄 로타리 작업이 돼 있는 것이다. 잘 됐다 싶었는데 아침에 나가 다시 확인해보니 물기가 마르지 않은 땅을 그냥 로타리 친 것이다. 흙이 많이 덩어리져 있었다.

이튿날 향원재 앞에서 일을 하고 있는 신백용씨한테 물어보니 비닐은 하필 화곡 초딩들과 칠보산 가기로 한 일요일 날 씌운다고 한다. 괴산장에 나가 최인수 친구한테 들러 긴팔 티셔츠를 2장 사고, 모판장에서 모종을 사 왔다. 일요일은 결국 등산을 포기하고 오전 내내 비닐 씌우기를 보완 작업하고 오후에 정식과  파종을 힘들게 모두 마쳤다. 진 땅을 로타리 치고 심은 모종과 씨앗들이 과연 잘 자라 주려는 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거 저거 다 심어서 불필요한 노동이 많았다. 완전 욕심이랄 수밖에....

김장무·고구마·가지·토마토는 우리가 소비하는 량을 고려하지 않고 많이 심었다.   

오이·상추·골파는 작황이 좋지 않았다.


이렇게 몇 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올 작물과 재배량을 정했다.


정식 / ·흙토마토4 ·큰방울토마토4 ·맷돌호박5 ·마디호박2

         ·고추9(필그린3 ·청양3 ·일반3), ·가지7 ·당귀3 ·찰옥수수36

파종 / ·찰옥수수35 ·땅콩2골 ·대파

수확 / ·야생미나리

제초 / ·분무기3통

기타 / ·로타리 작업+비닐 씌우기(30+2만원)


이제 5월말에 호박고구마 순을 100포기만 인터넷으로 사서 모종하고,

향원재에 내려올 때마다 30알씩 파종하면 된다. 



 

 

비닐을 씌우는 신백용씨

이 일을 마치고 오후에는 약초 캐러 간다고....

 

 


올해에는 꽃사과 꽃이 많이 폈다.




병꽃과 뽕나무와 거봉리 마을




뼈에 좋다는 골담초



 

으아리

 

 

 


 

맨 아랫둑이 대파, 3~4골이 땅콩, 중간이 오늘 정식한 것들....

이번에는 광철이가 가르쳐 준대로 거리를 충분히 띄워서 정식하였다.

다닥다닥 심으면 전체적인 소출은 늘지만, 개별 모종이 충분히 자라지 못하고 병충해가 심해진다고 한다.

어쨋든 이 모종들이 어떤 양태를 보이며 커 줄 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비닐 씌운 데 보완하고, 모종 정식하고, 파종하고, 미나리 베고 나니 달이 떠오르고 있었다.

너무 엄청 바쁜 일요일이었다. 온몸이 이루 말할 수없이 노곤하다.



제값 받고 팔자고 이렇게 고단한 일을 줄이지 않고 마냥 기다리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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